청소년기의 고민은 좀처럼 바깥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아동과 성인의 중간자적 위치에서 오는 청소년의 심리 상태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오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심도 깊은 분석과 이해가 필요합니다. 

청소년기는 발달 과정에 있어 매우 특수한 단계입니다. 아동기와 성인기의 과도기인 동시에,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사회적 위치와 정체성을 고민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적성이나 성적, 주변의 기대 같은 심리적 압박이 커지고, 신체적 성숙에서 비롯된 낯선 변화도 스스로 감당해야 합니다. 
이런 모든 상황은 스트레스가 되어 청소년의 마음을 괴롭힙니다. 때문에 그들에겐 심리적 지지와 정서적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하지만 주변을 향해 마음을 열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까 봐, 어머니의 마음에 걱정을 심을까 봐, 선생님의 이해를 받지 못할까 봐 걱정이 되어 좀처럼 말을 꺼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혼자 고민을 해결하려 애쓰다가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키는 경우도 종종 생기곤 합니다.

청소년을 지켜보는 어른들 또한 고민이 깊습니다. 도무지 어떻게 다가서야 하는지 도통 방법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청소년들은 때론 아이처럼 굴다가도 종종 어른처럼 행동하길 원합니다. 자신이 알아서 하겠다며 부모의 도움을 거절하고, 문을 걸어 잠근 채 방안에 틀어박힐 때도 많습니다. 그러면서 마음의 문도 함께 걸어 잠급니다.
청소년기의 발달 특성과 쉽게 변하는 감정 상태를 이해하는 일은 심리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청소년들은 심리치료를 통해 스스로를 탐색하고 새로운 공간을 발견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심리치료라는 제 3의 기회를 통해 가족과 친구, 선생님과 공유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장소를 찾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